직장에서의 첫 퇴사
첫 직장에서 퇴사를 하던 그 시기의 생각과 기억들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뚜렷하게 생각납니다. 직장 상사에게 언제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 좋을지, 그리고 동료들과 회사에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잠도 못 자며 걱정했었습니다. 당시에는 회사를 떠나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기분이었고, 약속을 깨트린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순수했었고, 회사라는 곳을 내가 잘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라는 곳은 이익집단이고 그곳에서 제공하는 업무 조건에 대하여 내가 (면접 등을 통하여 일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을 때) 회사와 근로 계약을 체결하여 업무 조건에 대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을 때, 제시했던 보상을 받는 곳입니다. 결국 상호 간에 성립한 계약 관계인 것이고, 계약을 파기하는 것에 대하여 상호 간에 불리한 조항이 별로 없는 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직을 진행하는 단계에 좋고 나쁨이란 것은 딱히 없지만, 다음의 절차들을 확인하시고 진행하시면 조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직과 관련된 주요 프로세스
0~0.7 면접 준비 ~ 면접 완료
0.8 면접 합격 통보받기
0.9 새로운 회사에 입사 가능일자 알리기
1. 명확하게 오퍼레터(연봉/처우 + 입사일자 확인) 받기
2. 팀장님에게 퇴직 의사 밝히기(+면담)
3. 인사팀에 퇴직 일자 확정하기(+면담)
4. 인수인계와 동료들에게 퇴사 인사하기
0~0.7) (면접 준비 내용은 다른 글에서 찾아뵙겠습니다)
0.8) 면접 합격 통보 받기
축하드립니다. 면접 결과 합격하셨고, 처우 최종 확인만 남으셨네요. 여기서 면접 합격 통보는 입사 확정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연봉 및 처우와 입사 일자가 확정이 된 후 인사팀에서 입사 확정 메일을 받으셔야 확실하게 법적으로도 새로운 회사로 가실 수 있게 됩니다.
0.9) 새로운 회사에 입사 가능일자 알리기
중요한 항목입니다. 새로 입사하는 회사에서는 여러분을 채용하려고 하는 입장이고, 아직 여러분의 소속은 기존 직장입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경우 채용하려고 하는 회사의 인사팀과 팀에서는 여러분을 최대한 빨리 데려오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갑'이고 새 회사의 인사팀은 '을'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여러분은 면접 합격통보를 받고 나서 처우 확정 및 입사일을 정하는 단계에는 새회사 인사팀과 전화 또는 이메일로 일정 조율을 할 것입니다.
(상황 재연)
인사팀: 나님. 연봉과 직급은 다음과 같습니다. 입사 가능하신 일자는 며칠인가요? 팀에서 빨리 조인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 입사 처우 확정받고 30일 뒤에 입사하는 것으로 실무 면접 때 이야기드렸습니다.
인사팀: 한 달 뒤요? 너무 늦습니다. 저희가 프로젝트가 급해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라서요. 바로 다음 주라도 조인하 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 아 네...
위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사회 초년생의 경우 입사 시점을 조율하는 경험이 적다 보니 새 회사에서 와달라는 일정에 대부분 맞추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시면 충분한 시간을 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큰 규모인데, 새로운 담당자를 채용하는데 최소 3주가 걸리고 그 사람에게 인수인계를 하려면 1주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4일은 프로젝트하느라 휴가를 쓰지 못하여 리프레시를 하고 귀사에 입사하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30일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인데요, 입사 조건이 마무리 확정되면 최대한 빠르게 회사에 알려서 4주 뒤 xx일에 입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회사 입사하려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귀사에 입사하려고 최대한 일정을 맞추는 것이니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사팀 입장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채용 대상이 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당하게 30일이 걸리는 이유와 다른 곳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답을 드리게 되면, 인사팀 담당자 마음의 불안이 줄어들 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직을 하실 때, 인수인계도 필요하고 충분한 리프레시 기간이 필요한 것을 인사팀도 알기에 충분히 감안이 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1. 명확하게 오퍼 레터(연봉/처우 + 입사일자 확인) 받기
위의 과정을 거쳐서 입사 일자가 적힌 레터를 받게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새로운 회사로 입사하는 날짜도 많이 남으셨으니 충분한 리프레시 하시길 바랍니다.
2. 팀장님에게 퇴직 의사 밝히기(+면담)
팀장님과 전화 또는 메신저를 통해 면담 의사를 밝히고, 최대한 오늘~내일 오전 사이에 날짜를 잡습니다. 면담을 통해 퇴사 의사를 밝히되, 어디로 가는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 고향으로 내려가서 쉰다, 개인 사업을 한다, 해외여행을 간다 등의 하얀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팀장님에게 힘들었던 일들 그리고 회사에 힘들었던 것들도 팀장님한테 이야기할 필요는 없고, 나중에 인사팀에서 물어보는 경우에만 이야기하시면 되겠습니다. (괜히 이야기하면 퇴사 절차시 사인받아야 하는 항목들을 늦게 해 줄 수도 있으니까요)
3. 인사팀에 퇴직 일자 확정하기(+면담)
팀장님과 면담 이후에는 퇴근 전에 (수신: 인사팀장, 참조: 팀장님)으로 하여 '퇴사 프로세스 관련 면담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냅니다. 내용은 팀장님과 면담은 하였고, 퇴사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구체적인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달라 그리고 필요하면 면담을 하겠다는 내용으로 메일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게, 팀장님에게 퇴사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과 인사팀에도 내가 퇴사를 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위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도 이러한 공식적인 의사를 밝힌 날로부터 며칠까지만 나와서 도와 달라는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구두로 이야기하거나 메신저로 이야기하는 것은 공식적이지 않을 수 있기에, 퇴사 일자가 늦어질 수 있으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4. 인수인계와 동료들에게 퇴사 인사하기
이제 이직을 하는 여러분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느낌이 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친한 동료들이 있을 것이기에 그네들에게는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날지 모르고 다시 동료가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향후 이직 시에 레퍼런스 체크(레퍼첵)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평판 관리를 잘하시고, 마지막으로 나오시는 날에도 동료들에게 찾아가서 인사하고 회사를 나가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결론: 이직은 매번 어렵다. 하지만 익숙해진다.
저의 경우 이직/퇴사 경험이 5번이 넘습니다. 매번 경험하는 것이지만 새로운 회사를 선택하고 이직하는 것이기에 새롭고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립고 아쉽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생깁니다. 이직이라는 과정이 결국 내가 잘 성장할 수 있는 그리고 회사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꾸준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본인과 잘 맞는 회사를 찾는 날까지 파이팅입니다.
Cheers.
'직장이야기(경력_이직_퇴사_이력서_면접)' 카테고리의 다른 글
Prologue: 40번째 생일. 새로운 시작. 퇴사와 이직. (0) | 2022.04.17 |
---|